티스토리 뷰

목차



     

    1. 이케아, 남다른 장사기질 가진 창업자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는 거창한 브랜드의 시작은 늘 그렇듯 한 평도 안 되는 허름한 창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다섯 살 때부터 성냥이나 씨앗 등 소소한 물건을 팔아 동네 어른들에게 큰 이문을 남기는 똘똘한 꼬마였습니다 적은 돈을 굴려 더 큰 유통마진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스노볼 효과에 이미 눈이 텄던 것입니다. 이러한 장사꾼의 기질을 이어 1943년 겨우 17살의 나이에 이케아를 설립합니다. 초기에는 볼펜, 라이터, 액자, 지갑 등 잡히는 대로 잡동사니를 파는 잡화점에 가까웠습니다. 본격적으로 가구를 팔기 시작한 건 창립 5년 뒤의 일입니다. 동네 작은 마을에 매물로 나온 가구 공장에 터를 잡았고 그곳에서 생산된 제품들을 자신의 상품 안내서에 실었습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낮은 가격에 제품을 사들여 비싸게 되파는 모델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카탈로그와 쇼룸 등 소비자의 확실한 입맛을 끌만한 전략을 도입하며 이케아의 본격적인 역사가 시작됩니다. 이케아라는 사명은 창업자 잉바르의 이름과 그가 자란 곳을 조합해서 만든 명칭입니다. 정확히는 Ingvar Kamprad, Elmtaryd, Agunnaryd의 약자로 예상과 달리 브랜드와 딱히 연관성 없는 이름에서 잉바르의 성격에 대해 으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이름이 붙여진 것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는데 그는 지독한 난독증 환자였기 때문입니다. 특이한 브랜드 이름 대신 이름과 주소의 약자로 본인이 알기 쉽게 만든 것으로 그가 소비자의 마음까지 점쳤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그의 선택은 오히려 브랜드 마케팅에 큰 이바지를 하게 됩니다. 이후 제품코드나 제품명 또한 특정 장소나 사람 이름, 형용사 등을 이용해 지었는데 이것이 이케아만의 독보적인 특징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이러한 방식으로 작명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하는 직원까지 생겨났으니 말입니다.

    2. 불편함이 전략으로

    이케아 첫 로고는 코카콜라의 뚜껑을 연상하는 빈티지한 디자인이었습니다. 현재와 비슷한 형태와 색을 갖추게 된 건 1983년으로 스웨덴의 국기색에서 모티프를 따 옐로와 블루 컬러만을 사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심플하지만 스웨덴다움을 강조한 로고로 정착을 하게 됩니다. 이후 36년이라는 꽤 긴 시간 동안 고수하다 작년 전격 교체를 선언했으며 이에 소비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잠시 변경된 로고를 실제로 본 후에는 오히려 황당함을 느낍니다. 숨은 그림 찾기라도 해야 할 정도로 이전 로고와 별반 다를 바 없었기 때문입니다. 노란 타원형 안의 글씨가 좀 더 커졌고 사각형 밖에 있던 등록상표 표시가 타원 안으로 들어갔고 세리프(글자에서 획의 시작이나 끝부분에 있는 작은 돌출 선)가 좀 더 직선에 가까워졌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는다면 이 변화를 알아채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케아는 이것을 노렸으며 로고가 전보다 명료하게 하면서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위한 그들의 작지만 똑똑한 변화였습니다. 1974년 이케아가 독일 뮌헨에 처음 내건 슬로건은 스웨덴에서 온 상상 초월 가구점이었습니다. 4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이케아는 자신들이 스웨덴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들이 고향에 대한 막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이유는 최상의 복지 수준과 노벨상 아바 등 스웨덴이라는 나라가 주는 특별한 이미지 때문입니다. 실제로 캄프라드는 자신의 저서 어느 가구 상인의 유언장에서 기본적인 제품 형태는 스칸디나비안에서 전형적인 이케아가 되어야 하고, 스칸디나비아 바깥에서는 전형적인 스웨덴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강조한 스웨덴다움은 이케아 매장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이들 국기를 연상케 하는 간판과 매장 입구에 설치한 놀이 공간 스몰란드 그리고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대표 메뉴 미트볼까지 매장 이곳저곳에 스웨덴의 국가적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구를 선보이기 위해 그간 많은 공을 들여왔습니다. 원가 절감을 위해 고안한 방법이 플랫팩 바로 조립형 가구입니다. 이야기는 19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케아의 젊은 디자이너인 일리스 룬드그렌은 뢰베트라는 이름의 테이블을 트렁크에 넣으려 했지만 차가 너무 작은 나머지 다리가 걸려 넣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그는 테이블 다리를 분리해 싣게 됐고 장면을 목격한 캄프라드와 디자인 팀은 이케아의 가구를 탈부착이 가능한 조립식 가구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탄생한 플랫팩 가구는 운송 방식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전례 없던 시도에 소비자들은 가구를 조립하며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곧 브랜딩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되며 즉, 직접적인 경험과 가격 면의 우위가 불편함을 감수하게 된 것입니다. 이케아의 가장 강력한 마케팅 수단은 카탈로그입니다. 이들이 한 해 발행했던 카탈로그의 숫자만 1억 9천만 부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책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로 이케아가 발행하는 카탈로그는 세계 최대의 배본 부수를 자랑합니다. 그들은 어떻게 카탈로그라는 마케팅 방식을 생각하게 됐을까요? 스웨덴의 아담한 시골 마을에서 시작된 이케아는 큰 도시에 있는 마을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카탈로그 배포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제품의 사진과 가격 정보를 담아 홍보에 나서기 시작했고 실제로도 카탈로그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이케아라는 브랜드를 인식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위기에 봉착하여 IKEA 카탈로그 1호에 적힌 가격이 낮아 제품 품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 이에 캄프라드는 엘름훌트의 오래된 작업실을 리모델링해 최초의 쇼룸을 만들었고 고객들이 주문 전 제품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덕에 소비자들은 가구를 육안으로 보고 이케아를 직접 경험하며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스웨덴의 가구와 인테리어를 소개하면서도 각 국가와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했다는 게 이들의 또 다른 비결입니다. 예를 들어 똑같은 부엌이라도 미국 카탈로그에선 중국에 비해 훨씬 넓은 공간을 보입니다. 미국에선 크면 클수록 좋다는 생각이 강한 반면 중국에선 공간이 제한된 아파트에 들어 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급변하는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변주를 거듭해 왔던 카탈로그는 7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며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고 SNS 사용자가 급증하는 등 구매환경이 급격히 변함에 따라 내린 조치입니다.

    3. 꾸준한 콜라보레이션

    각기 다른 영역에서 높은 지명도를 가진 이들이 협업해 성공적인 결과를 낳은 일례로 이케아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던 버질 아블로의 마르케라드 컬렉션부터, 바이레도의 창업자 벤 고햄, 소노스, 피자헛, 스탬피디 등. 협업하는 분야의 스펙트럼 역시 상당히 넓혔습니다. 이는 곧 이케아의 스토리를 더욱 굳건히 하면서 나아가 다양한 이들로부터 얻은 영감을 지속적으로 제품 혁신에 보여주는 것입니다. 첫 번째, 이케아가 레와 함께 놀이와 수납을 융합한 뷔글레크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평범하지 않은 이 컬렉션은 레고 특유의 스터드가 부착된 수납함과 브릭 세트로 구성되었으며 제품에 포함된 레고 브릭 외 다른 레고 세트와도 완벽하게 호환 가능한 점이 특징입니다. 놀이의 일부가 된 수납함은 물건을 감춰두는 곳이 아닌 놀이와 창의력의 일부가 되는 수납함을 만들고자 한 바입니다. 안드레아스 프레드릭슨 이케아 디자이너는 이번 협업을 통해 어른들에게 정리가 필요한 공간으로 인식되는 곳이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놀이 공간이 되며 뷔글레크를 통해 집을 더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길 바란다고 언급했습니다. 놀이가 집과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는 철학에서 비롯돼 일상에서 놀이를 방해하는 요소를 줄이고 정리의 재미 요소를 더해 실용적이면서 즐거운 설루션을 제안하고자 한 것으로 단순한 상자 이상의 의미를 지닐뿐더러 누구나 모두 즐기고 창의적인 공간으로 꾸며줄 이상적인 협업을 실현시켰습니다. 두 번째는 이케아가 집에서 운동하는 이들을 위한 피트니스 제품을 선보이고자 아디다스와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이케아의 디자인 총책임자는 집은 우리의 평생 습관을 만드는 곳입니다. 아디다스와 협력해 우리는 웰니스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그들의 생활공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고 싶다. 라며 집에서 운동, 수면 및 식사를 할 때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고안하고자 협력의 의의를 밝혔습니다. 이번 합작은 젊은 여성에게 초점으로 다른 사람보다 이들이 더 활동적인 이유를 살펴보고 피트니스 장벽을 제거하는 데 가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본 것으로 운동이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고 더 나은 집을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활동적인 삶을 살 수 있기를 희망하는 바입니다. 세 번째는 스웨덴어로 훌륭한 좋은 등의 의미를 헤이 협업 컬렉션입니다. 스칸디나비안의 두 거물이 협력한 컬렉션은 이케아의 대량 생산과 품질 그리고 헤이의 감성이 결합되어 간결하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에 고급스러운 색감으로 어느 공간에 두어도 두루 잘 어울리도록 완성되었습니다. 제품군은 가구, 조명, 담요, 촛대부터 작은 액세서리, 프락타백에 이르기까지 총 30개 이상으로 구성되었으며 직관적이면서 기능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며 작은 집을 위한 훌륭한 작품으로 손색없을 만한 컬렉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