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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창립자 버질 아블로
오프화이트 창립자이며 루이비통의 아티스틱 디렉터, 패션계에 영향력 있는 인물인 그가 41세의 나이로 세상 떠나게 됩니다. 나는 나만의 원칙, 논리로 움직이며 두렵지 않다는 말을 남겼으며 패션 전공자가 아닌 그가 자기만의 방법으로 2010년대 패션계의 가장 주목할만한 트렌드 중 하나는 스트릿 패션이 메인 스트림으로 확실히 안착했던 버질 아블로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가나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시카고에서 자란 버질 아블로는 아트 스쿨에서 전문 패션 과정을 밟아왔을 것 같지만 그는 위스콘신 대학에서 토목공학 학사를 일리노이 공과대학에서 건축학 석사 학위를 받은 공학도였습니다. 아버지의 권유로 건축을 공부하던 중 그가 패션계에 눈을 뜨게 된 때는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를 알게 된 후, 렘 콜하스가 프라다와 협업해 설계한 매장, 프라다 에피 센터 뉴욕을 통해 패션 사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봤고 공과대학은 그에게 좁은 무대로 인식되었습니다. 공학도였던 버질 아블로를 패션계로 이끌어 준 주역은 바로 칸예 웨스트(Kanye West)이며 시카고 동네 인쇄소에 직접 만든 디자인 도안을 보내면서 티셔츠를 제작하던 그는 여기서 우연히 칸예 웨스트를 만나게 됩니다. 당시 그는 음악과 문화를 복합적으로 이해하고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고, 이에 제격인 버질 아블로를 발견 후 자신의 에이전시인 돈다(Donda)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고용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적 만남이 성사된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버질 아블로는 칸예 웨스트의 앨범과 무대 세트 이미지 기획, 마케팅을 총괄하고 함께 펜디 인턴십을 경험하는 등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며 대망의 2011년, 제이지(JAY-Z)와 칸예의 전설적인 합작 앨범에 아트디렉터로 참여한 버질 아블로가 그래미상 베스트 리코딩 패키지 부문에 지명되면서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을 각인시키게 됩니다.
2. 건축 전공을 패션에 접목하다
2012년 버질 아블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브랜드를 시작합니다. 이름하여 파이렉스 비전(Pyrex Vision) 국내에서는 지드래곤, 태양이 즐겨 입던 체크 셔츠로 잘 알려져 있는데, PYREX, 23과 같은 타이포 프린트를 메인 디테일 포인트로 활용했으며 시그니처 그래픽으로 인기를 몬 파이렉스 비전은 다소 높은 가격임에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게 되지만 인지도를 얻게 되면서부터는 디자인이 아니라 사기 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재고가 대량으로 쌓여있던 랄프 로렌 셔츠에 로고 프린트를 새겨 가격을 올려 되파는 형식, 이미 디자인된 제품에 로고만 가미해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 논란을 낳았기 때문입니다. 거센 여론의 비판은 계속 이어졌음에도 2013년 브랜드가 문을 닫을 때까지 그 인기는 사그라들 줄 몰랐습니다. 두 번째 시도 브랜드는 1년여간 브랜드를 이끌어오던 버질 아블로는 가능성을 본 1년 후 2013년, 예술적인 실험을 목표로 두며 파이렉스 비전을 폐쇄하고 오프 화이트를 정식으로 론칭한다. 브랜드의 정식 CEO가 된 버질 아블로는 전공인 건축을 디자인에 접목시키기며 건축 현장에서 보던 평범한 요소들은 오늘날 오프 화이트를 상징하는 아이덴티티로 자리하게 됩니다. 건축가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설계한 건물에서 모티프를 얻은 화살표 로고, 블랙 화이트로 구현된 사선 줄무늬, 오렌지 케이블 타이 등이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브랜드를 이끌면서 하이브랜드와 스트릿 패션 사이의 간극을 좁히길 원했다는 그는 오프 화이트를 통해 이를 몸소 실천합니다. 두꺼운 모 싱글 코트에 가벼운 나일론 소재를 혼합하는가 하면, 러프하게 마감 처리된 데님을 이어 붙여 스커트를 제작하는 등 하이패션의 화려함과 스트릿 웨어의 캐주얼한 감성을 조합한 새 장르를 창조합니다. 평범함을 거부한 컬렉션 레이블을 갖추며 전에 없던 새로운 양상의 트렌드를 선도한 오프 화이트는 하이패션과 스트릿의 경계를 넘나들어 주가를 크게 올리며 LVMH 프라이즈의 후보에도 오르는 등 본격적으로 인정받게 되며 2019년 1분기 구찌, 발렌시아가 등 럭셔리 브랜드를 모두 재치고 전 패션 브랜드를 통틀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로 오프 화이트가 1위로 선정될 정도였습니다. 그 후, 오프 화이트를 통해 나이키와의 협업 더 텐 컬렉션, 이케아 마르케라드와 같은 굵직한 협업을 연이어 선보이며 주가를 올리던 버질 아블로는 2018년 3월, 자신의 커리어에 정점을 찍게 됩니다. 흑인 최초로 LVMH 사단에 합류하며 루이뷔통 남성복 총괄 디렉터로 임명된 것으로 그의 첫 19 봄, 여름 루이뷔통 컬렉션은 선명한 무지갯빛으로 꾸며진 캣워크를 걸어 나오던 모델들의 런웨이 룩은 그간 루이비통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던 파격적인 실루엣으로 가득했습니다. 맨즈 웨어를 통째로 바꿔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던 당시 컬렉션은 돌풍의 주역이던 슈프림과의 협업보다 무려 30%나 상승한 판매율을 기록했으며 그의 영향력을 보여주듯 객석을 메운 톱스타 군단 칸예 웨스트, 킴 카다시안, 카일리 제너, 에이셉 라키 등의 존재감도 엄청났다. 이어서 선보인 컬렉션도 지속적인 관심을 받게 되는데, 송민호, 블론디 맥코이 등 평소 눈여겨보던 인물들을 런웨이 모델로 선보이며 프로 모델만 기용하던 고정 공식을 탈피하는가 하면, 캣워크 공간 전체를 구름이 떠있는 하늘로 만드는 등 혁신적인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매 시즌 깊은 잔상을 남길 만큼 나날이 발전하는 그의 창조적 손길이 닿은 루이뷔통 맨즈 컬렉션은 매 시즌 초미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버질 아블로는 자신의 오프 화이트 컬렉션에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게시물에 대해 노란색 바탕의 천 위에 낙서 패턴 같은 건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것으로 표절인가? 의 간단한 의혹을 시작으로 이것에 꼬리를 무는 무수한 부정적인 추측이 있었습니다. 버질 아블로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기운에 더 쏠리는 경향이 있으며 책상에 앉아 손가락으로 뭔가 지적하는 건 쉬운 일이며 그리고 SNS는 어떤 실체보다 그것을 더 크게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라며 논란을 일축하며 당당함을 보였습니다.
3.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첫 번째는 컨버스, 나이키와의 협업입니다. 버질 아블로는 오프 화이트 론칭 후 7년 동안 독특한 비주얼의 스니커를 여럿 선보였습니다. 해체주의 미학을 기반으로 한 컨버스 척테일러 70, 나이키 에어 조던 1, 블레이저 미드, 에어 베이퍼맥스, 덩크 로우 3종 등 클래식한 실루엣에 시그니처 레터링, 케이블 타이, 오렌지 탭 디테일을 더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전 세계 스니커 헤드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2017년, 약 2년여간 진행된 더 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보인 오프 화이트 x 나이키 스니커들 내놓는 신작을 손에 넣기 위해 매장 앞에서 며칠씩 캠핑을 하는 진풍경이 펼쳐지며 뜨거운 인기를 구가했습니다. 그중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스니커는 컨버스 척테일러 70. 당시 18만 원에 출시됐던 해당 제품은 순식간에 품절됐고 10배를 훌쩍 뛰어넘는 리셀가를 기록하며 이후 출시한 에어 조던 1 시카고, 에어 포스 1 에어 베이퍼맥스와 덩크 로우, 에어 조던 5 역시 높은 리셀가를 자랑하며 그의 위상을 공고히 했습니다. 두 번째는 에비앙과의 협업입니다. 그는 패션 브랜드에 그치지 않는다. 차기 파트너로 지목한 상대는 다름 아닌 생수 브랜드 에비앙(Evian)과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 시대가 다가오면서 버질 아블로 역시 에비앙과 합심하여 지속 가능성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한 방울의 물로도 무지개를 만들 수 있다 라는 콘셉트 아래 한정판 협업 보틀부터 생수, 가정용 급수기, 숄더백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가진 막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환경 보호에 앞장섰습니다. 세 번째로 버질 아블로와 니고(NIGO) 두 이름만으로 많은 이들을 설레게 했던 컬렉션입니다. 루이뷔통 하우스 아카이브에 니고의 색을 덧입혀 탄생한 컬렉션은 재킷부터 셔츠, 팬츠, 벨트, 팔찌, 버킷 햇 등 다양한 아이템들이 제품군에 포함하며 제품 전면을 빼곡히 메운 모노그램 패턴과 LV 로고. 여기에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을 형상화한 레이어, 천둥 치는 후지산을 담은 그래픽, HUMAN MADE를 패러디 한 LV MADE 등 니고의 재치 있는 디자인이 가미돼 빛을 발했습니다.